군대 - part 1

from T_alk about' 2008/02/15 23:16

회상


 휴학休學이라 함은 그 글자 그대로 '공부工夫'를 쉰다는 의미보다는,
학업을 쉬는 대신 색다른 경험-어학연수, 봉사활동 또는 알바 기타 등등-을 쌓기위한 계기이자 동기부여라고 생각했어. 색다른 공부를 시작하는 거지. 인생'공부'말이야.
그러니까 그때가 그런 휴학을 빌미삼아 한창 <겜방-집-겜방>을 전전하던 때였지.
색다른 공부는 커녕 색다른 옷 한벌 살 생각도 안했던 그때.
근 반년을 질질 끌어오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허무하더군.
그래서 지원했지. 2006년 3월 28일 306보충대 입소.


 무덤덤했어.
한 달간의 고된 훈련속에서도,
꽃샘추위속에서 야간경계근무를 설 때도,
뭔지 모를 잘못때문에 얼차려를 받으며 땀 흘릴때도.
집생각이 한번도 나질 않았어. 나는 군인체질인가? 그건 아닌거 같다.
매사에 무관심한 내 성격탓인거 같아.
그렇게 지났갔다, 한달이.
그리고 알게된 자대, 특공연대. 2006년 5월 4일 자대 전입.


 다른건 몰라도 자대배치가 될때는 무척 궁금해지더라.
과연 어느지역으로 갈까. 서울이나 도시쪽으로 갔으면 좋겠다.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구타만큼은 없었으면..
특공대라니. 솔직히 겁나더라. 나는 그럴 재목이 아닌데...뭔가 착오가 있는게 아닐까?
잔뜩 얼어서 대면한 자대 간부들. 그리고 선임들.
그때를 떠올리면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거 같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질문들에,
긴장한 내 몸뚱아리에,
덩달아 얼어버린 머리와 주둥아리.
한 일주일 지내보니 대충 파악이 되더군.
정예특공이라 쓰고 물특공이라 부르는 부대.
매일 체력단련만 하는 지역대가 아니라 앉아서 근무만 서는 통신대.
앉아서 근무만 서는 통신대중에서도 앉아 있는 날이 더 많은 행정병.
한 달간 단련된 훈련소 군기도 서서히 풀어지더라. 병사들 분위기도 상당히 편안했었기에.
하지만, 짬을 먹어갈수록 많아지는 간부들의 압박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져.
내가 국방의 의무를 하러 온건지 회사 사무보조로 온건지 모르겠더라.
조금 후회되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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